
연출 : KBS2 2021.10.11. ~ 2021.12.14. 20부작
시청률 : 12.1%
출연 : 박은빈 로운 남윤수, 최병찬, 배윤경, 정채연
KBS2 드라마 ‘연모’는 박은빈과 로운의 아름다운 케미와 함께, 여성이 남장을 하고 왕위에 오르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작품입니다. 감성적인 로맨스와 치밀한 궁중극의 결합은 이전 사극들과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주었고, 지금 다시 정주행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남장여자 이휘(박은빈)
박은빈은 ‘연모’에서 남장여자이자 조선의 군주인 이휘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연기력을 입증했습니다. 그녀는 여성임을 숨기고 왕의 자리에 올라야 했던 복잡하고 감정적인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사극 특유의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고 감성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박은빈의 연기는 단순히 왕이라는 권위적인 인물이 아니라, 외로움과 책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인 군주의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로운과의 감정선이 본격화되는 시점부터는 절제된 감정 표현과 흔들리는 눈빛, 미묘한 표정 변화 하나하나가 몰입감을 배가시키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그녀의 연기는 대사 한 마디, 시선 하나로 극 전체를 끌고 나가는 힘이 있었으며, 덕분에 이휘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여장 군주가 아닌 ‘연모’라는 드라마의 핵심 서사를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실제로 박은빈은 이 작품을 통해 여러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사극 여왕으로 떠올랐습니다. 지금 다시 ‘연모’를 정주행한다면, 그녀의 연기에 담긴 디테일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박은빈과 로운의 로맨스
‘연모’의 중심에는 단연 박은빈과 로운이 만들어낸 애틋한 로맨스가 존재합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왕이 여성이었고 그녀가 남자인 신하를 사랑한다는 설정만으로도 파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복합적인 감정과 상황을 품고 있었습니다. 로운이 맡은 정지운은 왕 이휘의 곁에서 일하는 의관으로, 신분 차이와 성별의 비밀 속에서도 점점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은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깊은 교감으로 표현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특히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과 그로 인한 갈등, 그리고 끝내 감정을 놓지 않는 서사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인간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주었습니다. 연모는 사랑의 다양한 형태, 특히 규범과 편견 속에서 꽃피는 사랑의 가치를 조명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감성적인 전개는 OST, 연출, 조명과도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고, 사극 로맨스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조선의 권력, 정치적 갈등, 궁중극
‘연모’는 단순한 로맨스 사극이 아닙니다. 조선의 궁중이라는 복잡한 권력 구조와 정치적 갈등이 서사 전반에 깔려 있어, 그 자체로도 탄탄한 궁중극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휘는 왕위 계승 문제로 인해 쌍둥이 중 한 명으로 태어난 자신을 숨겨야 했고, 형 대신 왕좌에 올라야 하는 비운의 운명을 안고 살아갑니다. 이 과정에서 조정 신하들의 의심, 반란의 기운, 내면의 불안 등 수많은 정치적 위기들이 펼쳐지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유지시킵니다. 특히 조정 내의 세력 다툼과, 권력을 차지하려는 인물들의 움직임은 사극 특유의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주며, 로맨스와 별개로도 ‘연모’를 보는 이유가 됩니다. 또한 중전, 대비, 세자빈 등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연모’만의 특별한 포인트입니다. 기존 사극에서 조연으로 머무르던 여성 인물들이 중심에 서면서, 전통적인 남성 중심 서사를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해낸 작품이기도 합니다. 궁중 내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음모와 그것을 헤쳐나가는 여성 군주의 모습은 ‘연모’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드라마임을 보여줍니다.
박은빈과 로운의 감성적인 연기, 시대극 속에서도 돋보이는 로맨스, 그리고 탄탄한 궁중 정치극의 구조까지, ‘연모’는 단순히 지나간 사극이 아닌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명작입니다. 드라마 팬이라면 정주행 목록에 꼭 넣어야 할 작품. 다시 한 번 ‘연모’를 감상하며 그 속에 숨겨진 디테일을 음미해보세요.